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
  • 2026.6.26. – 6.28.모두예술극장

크레딧

2026
2026.6.26. – 6.28.모두예술극장
출연 | 김효진, 박수진, 이리, 장윤실, 전박찬, 조경란, 최순진, 최승미 작/연출 | 구자혜 연출부 | 류혜영 프로듀서 | 김진이 무대감독 | 이효진 조명디자인 | 노명준 사운드디자인 | 목소 사운드오퍼레이터 | 이예원 의상디자인 | 정호진 자막 제작/오퍼레이터 | 임민정 공연 수어통역 | 명혜진 관객안내 수어통역 | 곽지수 그래픽디자인 | 로호타입 티켓 | 공기(gongki.com) 티켓매니저 | 조은화 사진기록 | 혜정 영상기록 | 유니온씨 무대크루 | 김현회 조명팀장 | 김문숙 조명프로그래머 | 김영준 조명팀 | 김동현, 박민한, 서태원, 신희, 이형진, 정태진 제작 | 여기는 당연히, 극장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

이 불행은 우리의 불행이 아니라 낮의 어둠 속에 웅크린 채로 있어야만 하는 그 어른의 불행이고, 그 덕에 숨 쉬지 못하는 우리의 불행은 우리가 불행이라 이름 붙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불행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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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나간, 우유를 잔뜩 싣고 나간, 그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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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렸어.

언어를 갖지 못해 고통의 주체로 승인받지 못하던 사람의 사라짐 그리고 그 사라진 사람의 자리를 다른 몸이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 묻는다. 누군가가 감당하던 말, 몸짓, 감정, 역할이 더 이상 그 사람에 의해 수행될 수 없게 되었을 때, 남은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이어받을 수 있는가?

아직 발굴되지 않았거나 애초에 발굴된 적 없는 언어들, 끝내 말해지지 못한 감정과 흔적. 이 공연은 부재를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오히려 복원 불가능성을 인정한 채, 남겨진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 묻는다. 한 사람의 부재가 남긴 빈자리와, 그 빈자리를 둘러싼 말, 몸, 시간의 변화를 드러내고자 한다.

작가의 말

“이 불행은 우리의 불행이 아니라 낮의 어둠 속 웅크린 채로 있어야만 하는 그 어른의 불행이고, 그 덕에 숨 쉬지 못하는 우리의 불행은 우리가 불행이라 이름 붙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불행이 아닌,”

왜 어떤 고통에는 쉽게 이름을 붙이면서도, 어떤 고통은 끝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되는지 묻고 싶었다. 말해지지 않은 고통은 사라지는가. 아니면 아직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형태로 우리 곁을 떠돌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가 고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들은, 아직 사회가 승인한 언어를 갖지 못한 고통들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겪는 수치심과 모멸감,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침묵은 거대한 비극이 아니기에 고통으로 취급되지 못한다. 어른의 고통에 밀린다.

연극은 지금-여기의 시의성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예술이다. 그러한 이유로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은 긴 시간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남겨졌다. 언제나 더 시급해 보이는 사건들이 있었고, 더 거대한 고통들이 있었기에 아이들의 고통은 늘 다음 순서로 밀려났다.

나는 아이의 언어를 가질 수 없다. 내가 지나온 세계이지만 그 세계를 그때도 지금도 알 수 없다. 나는 아이의 언어를 발명하거나 대신 말해줄 수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에게 주어진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도구인 언어를 손에 쥔 채, 아이들의 세계를 조심스럽게 상상하고 그 곁을 오래 얼쩡이는 것뿐이다.

“우리는 아름답지 못했어.”

가난과 폭력, 불결, 고립 속에 빠진 퀴어 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서로를 구조·구출하려 한다. 이 희곡은 이들이 함께 만든 성애의 순간 그리고 목격과 도망침의 순간과 함께하려 했다. 이 희곡은 이들이 겪은 고통의 실체를, 사라지지 않는 하나의 진실로 오래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고통을 대신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고통이 지나가는 몸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고통 속으로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오래 들어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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